영화 《위키드》는 뮤지컬계의 전설로 손꼽히는 동명의 브로드웨이 작품을 원작으로, 마녀라 불렸던 두 여성이 얽히고설킨 운명과 진실을 찾아가는 마법 같은 여정을 그린다. 선과 악, 정의와 오해 사이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인간 내면의 성장과 화해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디즈니나 마블과는 또 다른 색채의 판타지로, 환상적인 음악과 압도적인 비주얼, 그리고 감정의 깊이를 더한 드라마가 조화를 이루며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동화의 뒷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한 진실과 우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빛과 그림자 속, 마법보다 강한 인연의 주인공들
《위키드》는 두 여성 주인공, 엘파바와 글린다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먼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는 초록색 피부를 가진 특별한 소녀다. 그녀는 외모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지만, 누구보다 정의롭고 지혜로운 인물이다. 마법에 재능이 있는 그녀는 타고난 힘을 억누르며 살아가다가, 점차 자신의 능력과 존재 이유를 받아들이게 된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외로움과 갈등을 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진한 공감을 선사한다.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는 엘파바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그녀는 아름답고 밝으며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인기인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 역시 마음속에는 불안과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엘파바와 어색한 관계였지만, 차츰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끈끈한 우정을 쌓아간다. 이외에도 '오즈의 마법사', 마법학교의 교수들, 에메랄드 시티의 권력자들까지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각 인물들이 지닌 개성과 서사는 단순히 판타지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 사회의 편견과 이중성을 반영하며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법과 오해, 진실과 우정이 교차하는 아름다운 여정
영화는 오즈의 마법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법학교 '셜리터리움'에서 시작된다. 평범하지 않은 초록 피부를 가진 소녀 엘파바는 어린 시절부터 차별과 편견을 겪으며 살아왔다.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를 경계했고, 그녀는 자신조차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여동생과 함께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과는 정반대인 금발의 인기인 글린다를 만나게 된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글린다와 외면받는 엘파바는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지만,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점차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고 진한 우정을 쌓아간다. 특히 엘파바는 수업 중 마법 실력을 발휘해 '위대한 마법사'로부터 직접 에메랄드 시티에 초청을 받는 등 탁월한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한다. 이에 글린다도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되며 두 사람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도시에서 마법사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점점 드러나는 마법사의 야망과 권력 남용, 그리고 자연과 약자를 지배하려는 본색에 엘파바는 혼란에 빠진다. 그녀는 정의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 마법사의 제안을 거절하고, 곧 온 세상으로부터 배신자이자 '사악한 마녀'라는 낙인이 찍힌다. 그녀의 선택은 세상을 구하려는 고귀한 결단이었지만, 세상은 그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한편 글린다는 권력과 명예 사이에서 고민하며 엘파바와의 관계에 갈등을 겪는다. 두 사람은 점차 각자의 길을 걷게 되지만, 그 안에 자리한 우정과 신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진실이 밝혀지고, 엘파바는 자신의 운명과 능력을 긍정하게 되며 마침내 진정한 자아로 거듭난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한 조용하지만 강한 반란을 일으킨다. 영화의 후반부는 압도적인 감정선과 시각적 스펙터클 속에서 펼쳐지며,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는 다시금 깊어지고 서로를 향한 이해와 용서가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위키드》는 단순히 마법과 모험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차이를 인정하는 법, 그리고 세상의 틀을 바꾸기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을 말하는 작품이다. 결국 엘파바와 글린다는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하고, 그들의 여정은 관객에게 진한 여운과 울림을 남긴다.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문 감동적인 역작
《위키드》는 고전적인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이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착한 마법사와 나쁜 마녀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그들이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며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로써 관객은 각 인물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기존 동화에서 느끼지 못한 깊은 감정과 울림을 경험하게 된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케미는 단연 돋보이며, 두 사람의 가창력과 감정 연기는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특히 감정을 터뜨리는 뮤지컬 넘버들은 단순한 삽입곡을 넘어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화려한 비주얼과 강렬한 색감, 환상적인 CG는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극장 스크린에서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닌, 성장과 우정, 그리고 진정한 자아에 대한 이야기인 《위키드》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드문 작품이다. 마법보다 강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 영화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